불규칙한 수면과 정신건강의 연관성을 표현한 수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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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이하·9시간 이상 잔다면?”… ‘우울증 수면’ 관련 가능성 2.1배, 친구 교류 부족도 2.0배

우울증 수면의 연관성이 국내 대규모 지역사회 조사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를 활용해 우울 관련 지표를 심층 분석한 결과, 하루 7~8시간 수면군과 비교해 6시간 이하 또는 9시간 이상 수면군에서 우울증상 관련 오즈가 2.1배 높게 나타났다.

수면 다음으로 눈에 띈 요인은 사회적 관계였다. 친구와의 교류가 월 1회 미만인 경우에는 기준집단보다 우울증상 관련 오즈가 2.0배, 이웃 간 신뢰가 낮은 경우에는 1.8배 높았다.

다만 이 숫자를 ‘잠을 적게 자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1배’라고 해석하면 안 된다. 이번 결과는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 나온 오즈비로, 질병관리청도 수면이나 사회관계가 우울증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7~8시간 벗어나면?” 우울증 수면 관련 오즈 2.1배

질병관리청 분석에서 우울증상과 가장 강하게 연관된 요인은 수면시간이었다.

하루 7~8시간 수면군을 기준으로 했을 때 6시간 이하 또는 9시간 이상 수면군의 우울증상 관련 오즈는 2.1배로 나타났다.

즉 너무 짧은 수면뿐 아니라 지나치게 긴 수면도 우울증상과 연관돼 관찰됐다는 의미다.

수면시간과 정신건강의 관계를 단순히 ‘많이 자면 좋다’ 또는 ‘적게 자면 나쁘다’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질병관리청은 적정 수면시간과 건강한 생활습관 관리가 정신건강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짧은 수면과 적정 수면, 긴 수면의 생활 패턴을 비교한 모습

친구를 거의 만나지 않으면 2.0배…사회적 관계도 컸다

우울증 수면만큼 눈에 띄는 결과는 사회적 관계였다.

친구와 일주일에 4회 이상 만나는 집단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친구와의 교류가 월 1회 미만인 집단에서는 우울증상 관련 오즈가 2.0배 높게 나타났다.

이웃 간 신뢰가 낮은 경우에도 1.8배 높은 결과가 관찰됐다.

정신건강을 이야기할 때 운동이나 식습관 같은 개인의 생활습관만 강조하기 쉽지만, 이번 자료에서는 사람과의 연결과 주변 공동체에 대한 신뢰 역시 중요한 관련 요인으로 나타난 셈이다.

흡연 1.7배·고위험음주 1.3배…생활습관도 연관

건강행태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비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흡연자의 우울증상 관련 오즈는 1.7배였고, 고위험음주를 하지 않는 집단과 비교하면 고위험음주 집단은 1.3배였다.

신체활동 부족도 연관됐다. 걷기를 실천하지 않는 경우 1.4배, 근력운동을 실천하지 않는 경우 1.2배 높은 오즈가 관찰됐다.

이 역시 흡연이나 운동 부족이 곧바로 우울증을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다. 여러 건강행태와 정신건강 상태가 서로 얽혀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

일상에서 친구들과 교류하며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는 성인들

우울증상유병률 2017년 2.7%→2025년 3.4%

우울 관련 지표 자체도 장기적으로 높아졌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우울증상유병률은 2017년 2.7%에서 2025년 3.4%로 상승했다. 약 8년 사이 25.9% 증가한 수준이다.

우울증상유병률은 우울증 선별도구인 PHQ-9 점수가 10점 이상인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연간 우울감 경험률은 2016년 5.5%에서 2023년 7.3%까지 높아졌다가 2025년에는 5.9%로 다소 낮아졌다.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공식 주요지표에서도 연간 우울감 경험률은 5.9%로 집계됐다.

상담받는 사람은 늘었다…16.5%에서 27.3%

한편 정신건강 상담 경험은 비교적 뚜렷하게 증가했다.

연간 우울감을 경험한 사람 가운데 의료기관이나 전문상담기관, 보건소 등에서 정신건강 상담을 받은 비율은 2016년 16.5%에서 2025년 27.3%로 상승했다.

우울감을 경험하는 사람 모두가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보다 도움을 구하는 비율은 높아진 것이다.

이는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이 혼자 견뎌야 하는 문제로 보는 인식에서 벗어나 상담과 치료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볼 수 있다.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로 우울증상 관련 요인을 분석하는 연구진

여성·고령층·1인가구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번 분석에서는 우울증상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집단도 확인됐다.

여성과 70대 이상 고령층, 무직자, 월 가구소득 200만원 미만, 1인가구와 기초생활수급 가구에서 우울증상유병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정신건강이 단순히 개인의 성격이나 의지만으로 설명되는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상황과 사회적 관계, 생활환경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따라서 예방 역시 개인에게 ‘운동하고 잘 자라’고 요구하는 데서 끝나기보다 취약계층의 사회적 연결과 상담 접근성을 함께 높이는 방식이 필요하다.

지역별 차이도 컸다…울산 4.9%, 광주·전북 2.3%

지역별 우울증상유병률에도 차이가 있었다.

2025년 기준 울산이 4.9%로 가장 높았고, 충남 4.4%, 대전과 인천이 각각 4.2%로 뒤를 이었다.

반면 광주와 전북은 각각 2.3%로 가장 낮았고 부산·대구·경남은 각각 3.0%였다.

다만 지역별 숫자만으로 특정 지역 주민의 정신건강이 더 좋거나 나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연령구조와 경제상황, 사회환경, 조사 특성 등 여러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2.1배’를 위험률로 읽으면 안 되는 이유

이번 기사에서 가장 주의해서 봐야 할 숫자가 바로 2.1배다.

질병관리청은 이번 분석 결과가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분석으로 산출한 ‘오즈비’라고 설명했다.

오즈비는 기준집단과 비교해 특정 집단에서 우울증상이 나타날 상대적인 오즈가 어느 정도인지 보여주는 통계값이다.

따라서 ‘6시간 이하 자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정확히 2.1배’라는 뜻도 아니고, 짧거나 긴 수면이 우울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뜻도 아니다.

수면과 정신건강 사이에 강한 연관성이 관찰됐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Gabriel Herald가 보는 핵심

우울증 수면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몇 시간을 자느냐’ 하나보다 여러 생활환경이 동시에 연결돼 있다는 사실이다.

수면시간이 7~8시간 범위를 벗어난 집단에서 2.1배, 친구와 거의 교류하지 않는 집단에서는 2.0배, 이웃에 대한 신뢰가 낮은 집단에서는 1.8배의 오즈가 관찰됐다.

즉 정신건강을 관리할 때 수면만 떼어놓고 보는 것보다 규칙적인 생활, 신체활동, 사람과의 관계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이 수치들이 ‘원인’을 입증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울증상이 수면 패턴을 바꿀 수도 있고, 수면 문제가 우울감을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어 관계는 양방향일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대규모 조사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메시지는 ‘7시간을 맞추면 우울증을 예방한다’가 아니라, 수면과 사회적 관계, 생활습관에 변화가 생기면서 우울감이 지속된다면 이를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출처

질병관리청. 「우울증상 관련요인 1위 ‘수면’, 적정 수면과 생활습관 관리 중요」. 2026년 4월 14일.

질병관리청.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 통계집 발간 및 원시자료 공개」. 2026년 2월 25일.

질병관리청 지역사회건강조사. 「2025년 주요 건강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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