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코드×서도호 협업, ‘움직이는 스튜디오’ 청담 팝업 9월 3일 개막
래코드 서도호 협업 프로젝트 ‘움직이는 스튜디오(The Moving Studio)’가 9월 3일 서울 청담에서 문을 열었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RE;CODE)는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서도호와 함께 14종의 캡슐 컬렉션을 선보이고, 이를 공간 전체로 확장한 팝업 전시를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한다.
이번 협업은 단순히 작가의 이미지를 의류에 적용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래코드의 개인 맞춤형 리폼 서비스 ‘MOL(Memory of Love)’을 통해 서도호 작가의 가족이 실제로 입었던 옷을 다시 구성하는 작업에서 출발했다.
이 과정에서 옷은 단순한 패션 제품이 아니라 기억과 공간을 담는 매개체로 확장됐다. 서도호가 오랫동안 다뤄온 ‘집’, ‘이동’, ‘기억’이라는 주제가 래코드의 업사이클링 철학과 만나면서 이번 프로젝트의 중심 개념인 ‘움직이는 스튜디오’가 만들어졌다.
래코드 서도호 협업, 가족의 옷에서 시작됐다
래코드와 서도호의 인연은 2024년 ‘서도호: 스페큘레이션스’ 개인전 당시 업사이클링 굿즈를 제작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026년에는 래코드의 MOL 프로젝트로 협업이 확장됐다. MOL은 고객에게 의미 있는 기존 의류를 상담한 뒤 새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만드는 맞춤형 리폼 서비스다.
서도호 작가는 가족이 입었던 옷을 래코드에 맡겼고, 래코드는 어머니가 사준 재킷의 안감에 딸들의 옷가지로 만든 포켓을 배치했다.
서도호가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다뤄온 ‘집은 이동할 수 있는 기억의 공간’이라는 개념을 옷으로 옮긴 셈이다.

14종 캡슐 컬렉션으로 확장된 ‘움직이는 스튜디오’
래코드 서도호 협업은 하나의 리폼 작업에서 끝나지 않았다.
래코드는 해당 MOL 작업을 기반으로 워크웨어 중심의 14종 캡슐 컬렉션을 제작했다. 워크 재킷과 팬츠, 포켓 티셔츠, 숄더백 등 작업복의 구조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재해석한 제품이 중심이다.
대표 제품인 ‘메모리 포켓 워크 재킷’에는 서도호 작가의 작품 ‘Myselves’ 드로잉이 안감 자수로 적용됐다.
내부 포켓에는 실제 서도호 작품에 사용된 원단과 래코드의 재고 원단이 함께 사용됐다.
또 다른 제품인 ‘멀티 포켓 리미티드 티셔츠’에는 작가의 대표작 ‘Nest/s’에 사용된 원단과 래코드의 재고 소재를 조합한 포켓이 적용됐다.
팝업 내부도 ‘작업실’처럼 구성됐다
첨부된 실제 청담 팝업 현장을 보면 이번 공간은 일반적인 패션 매장과는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투명한 구조물과 금속 프레임, 작업대 형태의 전시 테이블이 공간 중심을 차지하고 있으며, 컬러가 다른 반투명 워크 재킷이 하나의 설치작품처럼 배치돼 있다.
블루·그린·오렌지 계열의 의상이 유리 혹은 투명 패널 안에서 떠 있는 듯 전시되고, 테이블 위에는 의류의 패턴 조각과 제작 과정이 함께 배치돼 완제품보다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보여준다.
실제로 이번 팝업은 컬렉션 전시뿐 아니라 공간과 옷의 경계를 넘나드는 입체적인 연출을 목표로 기획됐다.

왜 하필 프리즈 서울 주간일까
팝업 일정 역시 의도적이다.
‘움직이는 스튜디오’ 팝업은 9월 3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되며,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서도호 개인전과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기획됐다.
8월 27일 시작된 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 개인전에는 래코드의 MOL 작업물도 실제로 전시된다.
즉 청담에서는 패션 컬렉션과 리폼 프로젝트를 보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서도호의 본래 작업 세계와 해당 리폼 작업을 함께 접할 수 있는 구조다.
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서울에 집중되는 시기에 패션 브랜드가 현대미술 프로젝트를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확장한 셈이다.
업사이클링과 현대미술이 만난 이유
래코드는 처음부터 재고와 폐기 의류를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업사이클링을 브랜드 핵심으로 삼아왔다.
반면 서도호는 집과 공간, 이동, 기억, 개인과 집단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두 영역은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만 ‘기존에 존재하던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맞닿아 있다.
래코드가 버려질 수 있는 옷을 다시 구성한다면 서도호는 기억과 공간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한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의류와 작품 원단, 개인적인 기억이 모두 하나의 패션 제품 안에서 연결됐다.
18명의 한국 아티스트까지 이어진 프로젝트
래코드는 서도호 협업을 기반으로 동시대 한국 아티스트 18명과의 릴레이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문승지, 연진영, 김하늘, 유이화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가 ‘움직이는 스튜디오’ 컬렉션을 입고 자신의 실제 작업실에서 촬영에 참여했다.
캠페인은 “지금 당신의 작업실을 통째로 움직일 수 있다면 이 옷을 입고 어디로 가겠습니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단순 제품 홍보를 넘어 창작자의 공간과 작업 방식 자체를 콘텐츠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청담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기간은 9월 13일까지
‘움직이는 스튜디오’ 팝업은 9월 3일부터 13일까지 래코드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진행된다.
캡슐 컬렉션은 팝업보다 앞선 8월 26일부터 래코드 공식 온라인몰과 코오롱몰, 무신사, MMCA 스토어에서 선발매됐다.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는 9월 2일부터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으며, 9월 3일부터는 전시 형식의 팝업 공간이 본격 운영된다.
패션 제품을 구매하는 공간이라기보다 실제 작업과 소재, 설치 방식을 함께 보는 전시에 가까운 점이 이번 팝업의 특징이다.
Gabriel Herald가 보는 핵심
래코드 서도호 협업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유명 작가와 패션 브랜드가 협업했다는 데 있지 않다.
서도호의 작업에서 중요한 기억과 이동이라는 개념이 래코드의 리폼과 업사이클링 방식 안으로 실제 들어왔다는 점이 핵심이다.
가족이 입던 옷에서 시작된 하나의 리폼 작업이 14종의 캡슐 컬렉션으로 확장되고, 다시 청담 팝업과 국립현대미술관 전시, 18명 아티스트 캠페인으로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패션 제품 하나보다 ‘옷이 기억과 공간을 어떻게 담을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험에 가깝다.
특히 프리즈 서울 기간에 맞춰 청담에서 공개됐다는 점에서 업사이클링 패션이 더 이상 지속가능성이라는 기능적 메시지만이 아니라 현대미술과 문화 콘텐츠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출처
코오롱FnC. 「래코드, 세계적인 작가 서도호와 협업해 ‘움직이는 스튜디오’ 캡슐 컬렉션 출시」. 2026년 8월 24일.
코오롱FnC. 「래코드, 서도호 작가 협업 연장선.. 한국 아티스트 18인과 릴레이 캠페인 전개」. 2026년 8월 26일.